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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든 브런너 연재11화무료
음표를 타는 아이

음표를 타는 아이

지호의 승리에 찬 웃음소리는 음표 세계를 가득 채웠지만, 그 환희는 온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기묘한 음과 빛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다. 투명해지던 온이의 형체는 사라지는 대신, 마치 무수한 별들이 응축된 듯한 강렬한 빛의 덩어리로 변하기 시작했다. 오선지 위 허공을 뒤흔드는 기이한 음률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공간 자체를 찢어발기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과 깊은 울림의 공존이었다.

"이게... 뭐야!"

지호의 얼굴에서 오만함이 사라지고 경악이 번졌다. 그가 지배하던 검은 음표들은 격렬하게 떨며 제자리를 잃고 혼란스럽게 춤추기 시작했다. 빛의 덩어리가 팽창할수록, 그 안에서 온이의 형상이 파동처럼 일렁였다. 팔다리가 길게 늘어지고, 머리카락은 빛의 갈기처럼 흩날렸다. 더 이상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거대한 오선지 위, 살아 숨 쉬는 음악의 심장 같았다.

수아는 온몸을 옥죄던 검은 음표의 압박 속에서 희미한 의식을 붙들고 있었다. 지호의 손아귀에 잡힌 채 서서히 잠식당하던 그녀의 심장에, 온이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음률이 마치 강렬한 전류처럼 꿰뚫고 들어왔다.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심장이 다시 뛰는 듯한, 잊었던 생명의 약동 같은 것이었다. 수아는 고개를 들었다. 온이의 변해버린 모습은 아름답다기보다는 섬뜩했다. 저것은 온이일까, 아니면 음표 세계가 온이를 삼키고 다시 뱉어낸 새로운 존재일까.

지호는 더 이상 온이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손가락을 휘저어 거대한 검은 음표들을 온이의 빛나는 형체로 돌격시켰다. 수백, 수천 개의 검은 음표들이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맹수 떼처럼 몰려들었으나, 온이의 주변에 다다르자 마치 투명한 장벽에 부딪힌 듯 튕겨 나갔다. 그때마다 빛의 덩어리에서 격렬한 파동이 터져 나왔고, 음표 세계의 허공에 금이 가는 듯한 균열이 생겨났다.

온이의 빛나는 몸이 다시 한번 크게 요동쳤다. 마치 미완의 교향곡처럼, 하나의 강렬한 음이 터져 나오자 음표 세계의 오선지 중 한 줄이 산산조각 났다. 지호는 휘청이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의 얼굴은 분노와 함께 전율로 물들었다. 온이에게서 흘러나오는 것은 기존의 음표 세계를 붕괴시키는 ‘불협화음’이었다. 지호는 급히 에너지를 모아 깨진 오선지를 복구하려 했지만, 온이의 힘은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감히... 내 세계를...!" 지호가 이를 악물었다. 그는 손을 뻗어 수아를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수아의 몸에서 푸른빛이 희미하게 빛났지만, 곧 검은 기운에 잠식되기 시작했다. "네가 감히 날 방해한다면, 이 아이부터 영원히 너의 일부로 만들어주마!"

온이의 빛나는 몸이 순간 멈칫했다. 지호의 협박이 그녀의 혼란스러운 의식에 닿은 듯했다. 광활하게 퍼져나가던 음률의 파동이 수아에게로 집중되었다. 그 음률은 위협적이기보다는, 마치 어린아이의 절규처럼 처절하고 슬펐다. 빛의 잔물결이 수아의 몸을 감싸자, 지호의 손아귀에 잠식되던 검은 음표들이 잠시 물러났다. 수아는 온이의 빛나는 눈동자를 마주했다. 그 안에는 알 수 없는 감정과 함께, 거대한 힘이 통제되지 않은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온이의 빛나는 형체에서 가늘고 날카로운 음표 하나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지호가 지금껏 보아왔던 어떤 음표와도 달랐다. 차갑게 빛나며 공간을 꿰뚫는 듯한 속도로 지호를 향해 날아갔다. 지호는 순식간에 몸을 틀어 피했지만, 음표는 그의 어깨를 스치며 지나갔다. 찢어진 옷자락 너머로 검은 음표의 기운이 사라지고, 지호의 어깨에 선명한 핏자국이 새겨졌다. 지호는 자신의 피를 보며 경악했다.

"네가... 감히 나를 다치게 해?" 지호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그의 눈이 번뜩이자, 음표 세계의 모든 검은 음표들이 일제히 온이와 수아를 향해 거대한 파도를 이루며 몰려들기 시작했다. 온이의 통제되지 않은 힘이 지호의 광폭한 공격과 충돌한다면, 이 세계는 버틸 수 없을 터였다. 수아는 온이의 불안정한 빛을 바라보며 외쳤다. 온이는 과연 이 거대한 힘을 다룰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음표 세계와 함께 파멸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