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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든 브런너 연재9화무료
음표를 타는 아이

음표를 타는 아이

수아의 몸이 지호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세상은 차갑고 끈적한 어둠으로 물들었다. 마치 거대한 진흙탕에 빠진 것처럼 그녀의 정신은 허우적거렸다. 시야에는 온통 검은 음표들의 소용돌이만 가득했다. 힘껏 펼쳤던 팔이 꺾이고, 내면의 검은 음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한순간에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꼈다. 지호의 섬뜩한 미소가 그녀의 의식을 잠식하려 들었다.

“하찮은 발버둥이군. 네가 온이를 지키려 쓰는 그 모든 힘이 결국 나를 살찌우는 양식이 될 뿐이야. 저 아이에게 흐르는 순수한 음표의 근원을 얻기 위해, 네깟 음표 몇 개쯤 희생시켜도 아깝지 않아.”

지호의 목소리는 수많은 음표가 동시에 울리는 불협화음처럼 귀를 찢었다. 그의 진정한 모습은 거대한 음표들의 집합체였고, 수아의 몸은 그 불길한 구성원 중 하나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온이의 비명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지만, 몸을 움직일 수도, 목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 온이를 향해 뻗었던 손가락 끝조차 그의 검은 어둠 속으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존재 자체가 지워지는 기분, 그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공포였다.

그러나 그 끔찍한 절망 속에서도, 수아의 가슴 한켠에서는 꺼지지 않는 불꽃 하나가 희미하게 타올랐다. 온이를 지켜야 한다는 본능적인 외침이었다. 온이를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내면에 잠자던 검은 음표가 다시금 격렬하게 꿈틀거렸다. 이번에는 방어막이 아니라, 찢겨나가던 그녀의 의식을 필사적으로 붙잡는 닻이었다.

“싫어…! 온이를… 건드리지 마…!”

수아의 의지가 검은 음표와 공명하며, 그녀의 몸을 잠식하던 지호의 어둠 속에서 푸른 빛줄기가 번뜩였다. 마치 검은 파도에 휩쓸린 작은 등대처럼, 그 빛은 지호의 몸체를 이루는 음표들을 잠시 물러서게 만들었다. 지호의 기괴한 눈동자가 놀라움과 함께 짜증으로 일그러졌다. 그의 힘이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틈을 타, 수아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온이의 어깨를 밀쳤다.

“온이… 도망쳐…!”

수아의 손길에 온이가 뒤로 휘청이며 밀려났다. 그 순간, 온이의 눈에 비친 것은 어둠 속으로 완전히 빨려 들어가는 수아의 모습이었다. 찰나의 순간, 온이는 잊고 있던 기억의 조각들을 떠올렸다. 처음 이곳으로 빨려 들어왔을 때 느꼈던 압도적인 공포, 그리고 자신을 잡아먹으려 했던 거대한 음표 괴물의 형상. 지금 수아가 겪고 있는 그 끔찍한 고통이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때, 온이의 손바닥 안쪽에서 따뜻한 온기가 솟아났다. 그것은 마치 낡은 악보의 거대한 음표들을 연주할 때 느꼈던 미묘하고 신비로운 떨림과 같았다. 온이는 홀린 듯 손을 뻗어, 수아가 사라진 어둠 속 허공에 손가락을 짚었다. 그의 손끝에서 작고 투명한 음표 하나가 피어났다. 그 음표는 마치 자신을 감싸 안으려는 듯, 부드럽고 잔잔한 멜로디를 허공에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멜로디는 지호의 불협화음을 뚫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던 수아의 검은 음표를 향해 애처롭게 뻗어 나갔다.

온이의 눈이 형용할 수 없는 빛으로 반짝였다. 그 빛은 지호의 광기 어린 눈빛조차 잠시 흔들리게 만들었다. 지호는 온이를 노려봤다. 저 아이에게서 흘러나오는 순수한 음표의 힘은 분명 그의 오랜 숙원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힘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온이의 손끝에서 솟아난 작은 음표가 지호의 몸을 이루는 검은 음표들 사이로 파고들어, 수아를 잠식하려는 흐름을 미세하게 방해하기 시작했다. 마치 거대한 조류를 거스르는 작은 물고기처럼.

지호는 분노와 경악이 뒤섞인 표정으로 온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파동이 온이를 향해 빠르게 밀려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온이의 작은 음표에서 뿜어져 나온 섬광이 파동과 부딪히며 지호의 손을 밀쳐냈다. 그리고 그 충격과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지던 수아의 몸이 지호의 품에서 떨어져 나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수아는 온몸에 퍼지는 고통 속에서 겨우 눈을 떴다. 그녀의 시야는 뿌옇게 흐려졌지만, 온이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순수한 빛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 빛은 너무나 강렬해서, 거대한 어둠의 심장을 가진 지호조차 움찔하게 만들었다.

“네놈이… 감히…!”

지호의 분노 어린 외침과 함께 그의 몸을 이루는 음표들이 더욱 격렬하게 요동쳤다. 그러나 온이의 작은 음표는 두려움 없이 그 요동치는 음표들 사이를 헤집고 들어갔다. 지호는 온이가 가진 잠재력을 깨달았고, 이제 그를 완전히 집어삼켜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모든 계획이 틀어질 터였다.

수아는 자신의 힘이 바닥났음을 알았다. 하지만 온이의 빛을 보며, 마지막 희망의 불씨가 타올랐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온이의 발목을 붙잡으려 했다. 이미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온이가 위험하다는 사실이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이 온이에게 닿기도 전에, 지호의 거대한 그림자가 온이의 머리 위로 드리웠다. 그리고 그 순간, 온이의 몸이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지호의 손아귀에 붙잡혔다.

“결국은 네놈이 내 것이 될 운명이다!”

지호의 승리감에 찬 웃음소리가 음표 세계에 울려 퍼졌다. 온이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이미 그의 순수한 음표들은 지호의 몸을 이루는 검은 음표들과 격렬하게 뒤섞이고 있었다. 수아의 눈앞에서 온이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며